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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우울증과 자살


동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치영 의무원장​

최근 국내경기가 밑바닥을 헤매고 있을 무렵 사회의 저소득층 독거노인 뿐 만아니라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어느 유명연예인의 자살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우울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 보고에 따르면, 전 국민의 48%가 일생동안 한번 이상의 우울증상을 경험한다고 하며 남성의 2.6~5.5%, 여성의 6~11.8%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당히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질환이다. 누구나 쉽게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회복될 수 있는 가벼운 정신증상 정도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울증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질병으로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10~15%가 자살에 이른다고 한다.

혹자는 나 같은 사람도 살아가는데 왜 그 사람이 자살을 했을까하고 의문을 품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쉽게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버리기도 한다. 그만큼 고통스러우니까 자살을 택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결단코 올바른 선택이 아님을 단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울증이 진행될수록 인지왜곡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주변의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 되고 자기 자신을 자꾸 비난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면서 무가치감, 죄책감, 고통으로 부터의 탈출 등의 이유로 쉽게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의 고유의지로 자살을 선택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우울증이라는 질병의 의지인 것이다.

교과서에는 남성, 미혼, 고령의 나이, 중증 우울증, 정신병적 증상, 약물남용, 자살사고, 자살시도의 과거력 등이 자살의 고위험군이라고 언급되어 있지만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된 환자는 잘 치료받고 있는 반면 가볍게 여겼던 환자가 자살을 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본다. 그만큼 복잡한 질환인 것 같다.

우리가 어떤 좋지 않은 일을 당했을 때 일시적으로 느끼는 우울한 기분정도를 우울증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우울증의 종류중 가장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 주요우울증의 진단기준을 살펴봄으로써 증상에 대해 알 수 있다. 우울증의 기본적인 증상은 자는 맛, 먹는 맛, 사는 맛, 노는 맛의 상실이다. 다시 말해서 불면증, 식욕부진, 의욕상실, 흥미상실 등이 주된 양상을 이룬다. 심한 우울증환자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정신운동기능이 떨어지고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비관적인 생각과 우울감정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며 망상, 환청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울증의 분류를 보면 임상증상에 따른 분류, 원인에 따른 분류, 증상의 정도에 따른 분류, 기타 우울증 등 여러 가지로 나누고 있으나 이는 우울증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만을 덧붙인 진단일 뿐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중년여성에 많은 홧병도 우울증의 일종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그 증상이나 그 속에 숨어있는 정신역동은 판이하게 다르다.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점차적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심각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우울증환자의 약 10%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의지만을 고집하는 환자의 문제도 있겠지만 사회적 편견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다행히도 우울증에 대한 치료는 그다지 어렵진 않다. 과거 수십년 동안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80%의 치료 성공율을 보인다. 과거의 우울증 치료제는 부작용이 많아서 복용하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더욱이 뇌의 변화도 회복시킬 수 있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울증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자신의 의지로만 치료할 수는 없다. 좀 더 심한 고통으로 빠져들기 전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질병의 의지에 휘둘리기 전에 말이다.

※ 주요 우울증의 진단기준 (이중 5개 이상을 만족)

-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

-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 체중 감소 또는 증가, 식욕 감퇴 또는 증가

- 불면 또는 수면 과다

- 정신운동 지연 또는 초조

- 피로감 및 활력상실

- 무가치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

- 사고력 및 집중력의 감소, 우유부단성

- 반복적인 자살사고 및 시도,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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