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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 [건강] 과민한 감정의 양극화…아프다는 끊임없는 신호


[건강] 과민한 감정의 양극화…아프다는 끊임없는 신호

양극성 장애 (조울증)
조증·우울증 극한 변화 과대·피해망상 동반도
약물과 상담치료 도움, 스트레스 관리 신경을

얼마 전 배우 장근석이 '양극성 장애'로 4급 병역 판정을 받고 대체복무를 하게 된 것이 알려졌다. 장근석은 지난 16일 논산훈련소가 아닌 사회복무연수센터에 입교했다. 장근석이 앓고 있다는 양극성 장애란 무엇일까. 창원시 마산회원구 동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상훈 부장의 도움말로 양극성 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양극성 장애란 = 양극성 장애는 보통 '조울증'으로 잘 알려진 병이다.

박 부장은 "조울증은 기분 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이다. 의사들은 '양극성 정동 장애'라고 부른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의 양 극단을 오간다는 의미에서 양극성 장애라고 한다. '정동'이란 '지속되는 기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조증의 가장 큰 특징은 기분이 굉장히 고양되고 자신감이 과도해지는 것.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과민성의 형태로 나타난다.

박 부장은 "기분이 좋다고 아주 너그러워지고 이해심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사소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일도 과민하게 반응한다"며 "조증으로 병원에 올 때는 행복한 상태로 오는 것이 아니라 과민성이 심해져 오게 된다"고 밝혔다.

양극성 장애는 주로 20~30대 젊은 층에 우울증의 모습으로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아동·청소년기에도 드물지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증상이 조금 다르다.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거나 과민해 싸움이 많고, 엉뚱한 일에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어디가 아프다거나 하는 신체 증상도 생긴다. 청소년 우울증도 이런 증상이 보이므로 두 질환의 감별이 쉽지 않다.

양극성 장애를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소, 신경생물학, 정신약물학, 내분비 기능, 두뇌 영상학 등의 영역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증상 = 조증은 스스로는 자신감이 고양되지만 주변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조증 환자는 과대한 계획을 세우고 자신만만하고 계획이 좌절될 경우 쉽게 과민해진다. 기분이 고양돼 있으나 사소한 일에도 화가 폭발하고 과격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조증 시기에 거짓말을 하는 등 환자 자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거나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환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흥분돼 있고 말이 많아지며 과잉 행동을 하기도 한다. 행동 문제가 심해지면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우울기에는 우울한 기분, 불안과 초조, 무기력감, 절망감 등을 호소하고, 미래를 비관적으로 느끼며 걱정이 많아진다.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생각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는다는 피해의식이 생겨 이것이 심해지면 피해망상이 될 수도 있다. 주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이인증'과 주변 환경이 이전과 다르다고 느끼는 비현실감도 흔히 나타난다.

박 부장은 "과대망상과 같은 망상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자신이 신이나 정부의 중요 인물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이 2주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때 '병적 우울증'이라고 한다.
조증은 보통 1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데, 입원이 필요한 정도의 상황이면 지속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양극성 장애 중 가장 흔한 유형은 Ⅰ형과 Ⅱ형이다. 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는 Ⅰ형, 조증보다는 증상이 가벼운 경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는 Ⅱ형 양극성 장애 등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는 사람도 있다. 조울증일까? 답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박 부장은 "조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3개월가량 지속된다. 지나고 나서 조증이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루나 일주일 사이에 여러 번 기분이 양 극단으로 바뀌는 병이 아니다. 양극성 장애 유형 중 급속 순환형이 있는데, 이는 1년간 조증과 우울증이 4번 이상 나타난다. 연 4회면 아주 빠르게 변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상훈 부장. /이원정 기자

◇치료 = 양극성 장애 진단은 환자의 증상을 살피는 것에서 시작한다. 상담과 검사를 통해 조현병이나 성격장애 등 타 질환과 감별해야 하고, 다양한 내과적·신경과적 질환에 의한 발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면담치료, 교육 및 사회적 지지 등을 하게 된다.
약물은 기분조절제뿐 아니라 항정신병 약물 등이 사용되며, 항우울제 등의 병합요법을 하기도 한다.

약은 언제까지 복용해야 할까.
처음 진단을 받으면 1~2년 꾸준히 약을 복용 후 증상이 호전되면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을 시도한다. 하지만 입원할 정도의 조증이 3~5회 이상 재발하면 약을 계속 먹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약을 줄이거나 끊을 때도 전문의와 꼭 상의해 약 용량이나 종류를 조정해야 하며, 의사 판단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입원할 정도'라는 것은 자해나 타해 위험이 높은 경우를 말한다.

박 부장은 "조증은 자신이 나중에 후회할 행동을 많이 한다. 물건을 부수거나 다치거나 과소비를 하거나 사업 계약을 함부로 하거나 무분별한 성관계를 하기도 한다"며 "정신과적 문제는 대부분 뇌의 이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 요즘의 인식이다. 즉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증세가 있으면 꼭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 = 양극성 장애는 '완치'보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박 부장은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보통 30년 기준으로 조증이 9번 정도 반복된다고 본다. 치료를 받으면 1~2번에 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극성 장애 환자와 보호자들은 평소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환자는 물론 보호자의 역할이 크다. 양극성 장애 진단을 위한 상담 과정에서 환자의 정확한 증상을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보호자들의 관찰이 큰 도움이 된다. 혼자 방치돼 있던 사람은 정확한 증상을 알기 힘들어 진단하기 어렵다.

양극성 장애가 있으면 수면 습관이 제일 먼저 변화한다. 조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는 잠을 안자는 것. 수면 시간이 급격히 줄었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 또 개인 위생과 같은 일상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을 보이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박 부장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환자들에게 중점적으로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은 산에 가면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지만, 산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산에 데려간다면 더 스트레스 받을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서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경남도민일보 = target=_blank>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71898&sc_code=&page=&to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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