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경남신문(http://www.knnews.co.kr)
심리클리닉 - 우을증 |
이종욱(마산 동서병원 진료부원장) |
우리 정신의 요소 중에서 정서적 부분에 속하는 기분이 평상 수준 이하로 떨어져 의욕이 감퇴하고 흥미감이 떨어지며 행동과 태도와 말과 표정이 둔마되는 상태를 우울증이라 한다. 이런 증상과 더불어 동반되는 증상은 무기력감, 무감동, 소외감, 절망감, 후회감, 허무감, 자포자기에 이어 심하면 자살로까지 치닫는 무서운 증상의 병이다. 심리적 원인, 생물학적 원인, 생화학적 원인, 유전적 원인 등 많은 각도에서 접근되고 있지만 모두 심리 상태와 무관치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심인성(心因性)으로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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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격적 소인과 그 소인에 작용하는 유발요인이다. 활달하고 대범하고 자신감 있고 낙천적이고 적극적이며 배짱이 있는 사람과, 소심하고 부정적이고 의심이 많고 강박적이며 꼬장꼬장한 사람 중 같은 유발요인에 노출된다면 어떤 사람이 우울증에 잘 걸릴까 생각해 보면 전자보다 후자의 사람이다. 우울은 상실로 분석된다. 상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첫째는 있던 것이 없어지는 상실이다. 실연으로 인한 우울은 있던 것이 없어진 경우의 상실이 우울증으로 되는 경우로 반응성 우울증으로 본다. 두 번째 경우는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욕구 불만의 상실감이 우울로 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의 우울증을 내인성 우울증으로 본다. 갱년기 우울증도 상실로 풀이된다. 생리의 단절로 생산능력이 없어지고, 아내와 어머니, 주부의 역할이 줄어들고 없어질 때 이를 상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욕구가 충족이 안 될 때 반항이나 비행으로 발현되는 청소년기 우울증도 결국은 욕구 상실로 분석되며 노년기 우울도 결국 상실로 분석되는 우울증이다. 치료는 환자의 성격적 소인과 유발요인 그리고 환경과 여건에 따라 고려되어야 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신앙적 의지 또는 휴양, 취미 생활 등은 우울증에 도움은 되지만 우선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정신치료, 환경치료, 유발요인과의 격리 등이 있는데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와 우울할 때 동반되는 병상 완화를 위해 안정제나 대증 약물을 병행할 수 있다. 정신치료에는 지지요법, 적극요법, 심층요법 등이 있으며 억압, 투사, 탈감, 대치, 승화 등의 정신 방어기전으로 우울을 완화시키거나 줄여준다. 환경치료는 환자가 처한 환경적 여건을 개선시켜 주는 것이다. 외로우면 외롭지 않도록 배려함이다. 유발요인과의 격리는 환경치료에 속하는 것이지만 별도로 선택될 때가 있다. 고부간의 갈등으로 역할성이 상실되어 우울증에 걸렸다면 고부간의 관계 개선이나 격리가 요구되는 치료이다. 우울은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자기가, 자기만큼, 자기처럼 사는 것이 우울을 막는 최선의 삶인 것이다. 이종욱(마산 동서병원 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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