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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불안장애-여러분은 불안 속에 갇혀 살고 있지 않나요?


 동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현윤 의무원장 ​

여러분은 불안 속에 갇혀 살고 있지 않나요?

현대인은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 등의 신조어가 벌써 구어가 될 만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불안에 떨고, 또한 청소년은 자주 바뀌는 대입제도 때문에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몰라 불안에 시달린다. 과히 현대인은 불안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불안의학회가 지난 20073월에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25%는 적어도 현재 한가지 이상의 불안 증상을 느끼고 있고, 심지어 6%정도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여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격심한 불안증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치료 받는 환자는 단지 2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불안으로 인한 장애가 광범위하고 심각함에도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무지, 또한 사회적 인식이 낮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우울증 등 다른 질환과 동반되어 만성화 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을 찾곤 한다.

불안이란 무엇인가?

불안이란 생체가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양상이다. 정신분석 이론은 해결되지 않은 무의식적 갈등이 표현된 증상내지 그러한 무의식적 내용이 의식화하려는 징조를 불안이라고 한다. 정상인도 위험이나 고통이 예견 될 때, 또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 했을 때 불안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정상적인 불안, 예를 들어 어린아이가 어머니와의 분리, 첫 등교, 노화, 죽음 등에 직면 했을 때 나타나는 불안은 정상적인 것으로서 이를 통해 정상인은 성장하고 변화하며, 정체성을 획득하고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러나 같은 자극에도 부적절하게 반응하게 되는 병적 불안이 문제다. 이러한 불안은 감정적 증상, 신체적 증상들로 나타난다. 감정적 증상으로 짜증을 잘 내고 예민해지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 신체증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소화불량, 변비, 설사, 두통, 몸이 떨리고, 손에 땀이 나고 가슴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가진 불안장애 환자들은 미리 예기불안을 느끼고 닥치지도 않은 위험을 크게 걱정하고 막상 위험한 상태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여 대처를 잘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왜 이런 불안이 생기는 걸까?

인간은 유아기와 아동기의 의존기간이 영장류 중에서 가장 길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래서 부모의 지속적인 보살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간은 어릴 때부터 의존적 욕구와 여러 사회적, 환경적 이유들로 인해 본능적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신과 입문하면 처음으로 배우는 이론이 있는데, 영어로 간단히 첫 글자를 따서 자동차(CARS)라고 한다.

갈등(conflict), 불안(anxiety), 억압(repression), 증상(symptom)이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의 평정을 원한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이 마음의 평정을 깨뜨리는 일(갈등)들이 내적 혹은 외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사회적,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못하는 미움, 원한, 공격적 충동, 성적 충동 등은 하나의 위험으로 인식되고 불안을 일으킨다. 이러한 불안은 초자아의 위협이 원인이고, 여기에 대항하여 방어기제(억압)인 자아가 작동하여 불안을 처리하여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능적 욕구와 초자아의 요구사이에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여 나름대로 욕구 충족을 얻고 마음의 평화를 회복하는 절충형성의 결과물이 증상인 것이다.

외래에서 자주 접하는 불안장애 종류를 크게 5가지로 분류하면 공황장애, 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이다. 공황장애는 이유 없이 삽화적으로 갑자기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고 죽을 것만 같은 극단적인 공포 등을 보이는 상태이다. 이런 불안은 대개 1시간이내의 기간 동안 지속되며 대개 주2회 정도 나타난다. 이러한 공황장애는 청년기에 나타나고 만성 장애로 대개 30%~40%는 결국 회복되나 10%~20%는 유의한 증상을 가진 채 만성화되고 우울증 등 다른 정신과질환이 합병될 수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꼭 받아야한다.

사회공포증은 공공장소 또는 사회적 상황에 다른 사람에게 관찰되는 것 또는 모욕적이 되는 것, 당황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 회피반응을 보이는 장애이다. 이러한 장애는 정신분열병 등 다른 정신과 장애와 감별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단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

강박장애는 환자 자신의 의지의 간섭을 벗어나서 특정한 생각인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불안이 강박사고로 계속 떠오르면 이를 없애기 위한 강박 행동이 나타난다. 외래에서 자주 접하는 강박행동에는 반복해서 손씻기, 자물쇠나 수도꼭지 잠근 후 확인하기, 강박적으로 머리털 뽑기, 손톱 물어뜯기 등도 강박행동이다. 너무 자주 손을 씻어 한달 수도비가 40만원을 납부했던 환자는 뽀족한 물체만 보면 불안한 강박사고가 떠올라 손 씻는 행동이 학습화된 경우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외상으로 경험될 만큼 심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경험 했을 때 나타나는 장애다. 이런 환자는 위협적이던 사고에 대한 반복적 회상이나 악몽에 시달리는 등 외상 경험을 재경험하고 그러한 외상을 지속적으로 회피하고 이로 인해 불면 집중장애, 흥분성 혹은 분노의 표출, 과도각성, 과도 놀람반응 등을 겪게 된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이라크전쟁, 베트남전쟁 등의 생존자에서 보이는 반응들이다.

이중에서 일반 성인에서 자주 보이는 불안이 범불안장애로 일반인구중 1년 유병률이 3~8%라고 한다. 20대에 호발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더 많다. 가족적으로 발병하는 경향도 있다. 환자의 1/3 정도만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고 대부분은 신체증상만 치료하기 위해 심장내과, 흉부외과 등을 찾아서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불안에 대한 치료법은?

약물치료를 포함한 생물학적 치료와 역동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포함한 정신사회적인 치료로 크게 구분된다. 인지 행동 치료는 잘못 습관이 된 생각과 행동을 고쳐서 불안을 해결하는 치료법이고 이 중에서도 불안증상을 완화하는 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를 이용하는 것이다. 약물들은 장기간 복용하여도 신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불안하다고 해서 무조건 약물을 사용하기 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적절한 정신과적 역동정신치료도 꼭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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